전남 순천은 오래된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진 곳입니다. 조계산 품에 안긴 선암사와 송광사는 천년 세월 속에서 수많은 수행자의 숨결과 전설을 간직해 왔습니다. 두 사찰을 걸으며 마음을 비우고, 주변 명소를 함께 둘러보면 남도의 정취와 고요함이 오롯이 느껴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래부터 여행 팁까지 흥미롭게 소개합니다.
선암사: 조계산 품에 깃든 은은한 고찰
선암사는 순천의 산 중턱, 조계산 자락에 자리한 고요한 사찰입니다. 신라 성덕왕 때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알려지며, 천년 넘게 수행과 기도가 이어져 온 유서 깊은 공간입니다. 사찰에 다가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승선교’라 불리는 아름다운 돌다리입니다. 고려 말에 축조된 홍예석교로, 돌 하나하나를 쌓아 아치형으로 만든 모습이 경이로움을 자아냅니다. 물소리를 들으며 다리를 건너면 마치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경계에 선 듯한 기분이 듭니다.
선암사는 ‘연못에 살던 용이 사찰을 지켰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봄에는 홍매화가 사찰 담장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나는데, 이때가 가장 화사한 시기입니다. 초록이 짙어지는 여름과 단풍이 물드는 가을, 하얀 눈이 쌓이는 겨울에도 선암사는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고요한 위로를 건넵니다. 경내에는 대웅전을 비롯해 수백 년 목조 건물이 보존되어 있어, 걷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송광사: 승보사찰의 깊은 품격
송광사는 삼보사찰 중 승보사찰로 불립니다. 통일신라 말에 혜린선사가 창건하고, 고려 보조국사 지눌이 정혜결사를 열며 불교 개혁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사찰에 들어서면 긴 돌길과 웅장한 일주문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대웅보전과 목조삼존불좌상, 국사전 등 다양한 문화재가 있어 역사적 의미가 깊습니다. ‘노송 설화’에 따르면 지눌국사가 “송림이 불법을 지킨다”라고 하며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집니다.
사찰의 종소리를 듣고 있으면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경내와 이어진 조계산 숲길은 계절마다 색이 달라, 사색하며 걷기 좋습니다.
사찰여행 꿀팁과 순천 주변 여행지
추천 일정
- 오전: 선암사 홍매화길 산책 및 대웅전 참배
- 점심: 순천 전통시장 남도 밥상
- 오후: 송광사 숲길 산책과 사리탑, 국사전 관람
- 저녁: 순천만습지 일몰 감상
주변에 꼭 가볼 명소
- 순천만 국가정원: 계절마다 테마존이 바뀌는 대규모 정원
- 순천만습지: 일몰 갈대밭 풍경이 압권인 생태 관광지
- 낙안읍성: 조선시대 전통 마을
- 조계산 둘레길: 사찰과 연결되는 숲길 산책로
- 순천 드라마촬영장: 추억의 골목과 집들이 있는 테마파크
여행 팁
- 봄과 가을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 사찰 참배 시 합장과 목례를 하고, 사진은 플래시 없이 촬영합니다.
- 템플스테이는 사전 예약 필수로, 명상과 발우공양 체험이 가능합니다.
순천의 선암사와 송광사는 천년 역사가 깃든 고요한 공간입니다. 사찰과 숲길, 생태공원을 천천히 거닐며 마음의 짐을 내려두고 돌아오는 길에는 더 가벼워진 자신을 느껴보세요.